퇴사했다.
2009년, 11월.생일 날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인생 첫 팀장님 앞에 앉았을 때, 내 인적사항을 확인하신 팀장님이 멋쩍은 웃음을 띄며 서랍을 뒤적이셨다."여기 어디 뒀는데..." 그리고는 펑, 폭죽이 터졌다. "생일 축하해" 팀장님의 반짝반짝 불그레한 커다란 광대가 실쭉거리며 위로 솟아 올랐을 때 사무실 안의 어색했던 공기는 전보다 더 싸늘해졌다.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생일들을 보냈는데, 삭막한 사무실에서 처음보는 아저씨가 건넨 폭죽이 25살 내 생일이라고 생각하니 서글펐다. 그러나 이후의 내가 그 날을 떠올릴 땐 온통 감사하고 몽실몽실하기만 하다. 느끼한 아저씨라고만 생각했던 팀장님도 사실은 30대 중반일 뿐이었고, 사회에서 팀장도 아닌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의 생일 따위는 아무도 신경 써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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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30.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