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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집콕놀이] 건축의 기초를 배우는 종이컵

- 육아

by 하고봄 2024. 11. 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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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가을이었다가 이번주 갑자기 한겨울이 되었어요.

요즘 날씨는 사람이나 동물, 식물들도 적응하기 참 힘드네요.

 

지난 주말 날씨가 추워서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만 놀았는데요.

두 아이와 집에서 놀거리를 찾던 중, 지난 겨울 사놓고 창고 구석에 쌓아놨던 종이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걸 사둔 과거의 나를 백 번 칭찬하며 심심함에 아빠를 괴롭히고 있던 아이들에게 건넸어요.

흔한 종이컵이라지만 준비물 간단하고, 오래 놀 수 있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은 도구니까요.

 

“엄마, 왠 컵이 이렇게 많아요?” 라는 눈빛으로 이미 신난 큰 아이에게 종이컵 200개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바로 놀이 시작! 


종이컵 놀이

종이컵 쌓기

종이컵을 잘 쌓기 위해 온전히 집중해요. 조용해진 거실에서 아이들이 종이컵을 한층 한층 쌓아 탑을 만듭니다.

처음엔 겹겹이 겹치기만 하던 둘째도 형이 집을 만드는 것을 보고는 이내 따라하다가.. 포기합니다.ㅎ

이제 막 두돌 지난 둘째에겐 지그재그 배치는 좀 어려운가봐요.

형이 만드는 집 안에 미리 들어가 신나게 리액션 해줍니다.

높이 쌓고, 폭포처럼 무너뜨렸다가, 겹겹이 쌓은 종이컵을 눈처럼 사방으로 흩뿌리기도 해요.

 

소근육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요. 아이들은 손을 세밀하게 움직이며 컵을 균형있게 놓는 방법을 점점 배우게 됩니다.

둘째는 쌓은 컵을 무너뜨리는 걸 좋아했고, 첫째는 탑을 최대한 높이 쌓아보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첫째가 쌓고 있는 탑을 자꾸 둘째가 무너뜨려 종종 싸움이 나기도 했어요. 

 

집 만들기

아이들과 함께 종이컵을 엎어 기초 바닥을 쌓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종이컵을 아이 주변에 둥글게 놓고, 그 위에 교차로 쌓아 벽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 점차 높이를 올려 2층 구조물을 만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균형과 비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높이까지 쌓을 수 있는지 도전하는 재미도 있었죠. 자꾸 무너지니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심호흡 한 번 하고 다시 재도전!

그렇게 집이 완성된 후, 집 안에 작은 인형들을 넣어 가족 놀이를 하거나 자동차를 지나가게 하며 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조립을 넘어 아이들의 상상력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걸 보자니 흐뭇했어요.

 

책과 함께 쌓아 올라 서보기

종이컵으로도 활동적인 신체활동이 가능합니다.

남편이 책을 가지고 와서 엎어놓은 4개의 종이컵 위에 책을 쌓고 그 위에 둘째를 올라서보게 했어요.

'이렇게 연약한 종이컵 위에 13kg을 올린다고??' 의심했는데 무너지거나 찌그러지지 않고 잘 서더라구요.

역시 아빠가 놀아주는 건 엄마랑은 다르네요~

 

아이들이 컵으로 하는 놀이 중 이 놀이를 가장 좋아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가장 오랜 시간 집중해서 놀이했습니다.

1층에서 성공한 뒤로 종이탑 높이는 점점 올라갔는데, 예상치 못하게 무너질 때마다 온 가족이 깔깔 웃었어요.

 

몇 번 무너진 후에는 더 튼튼하게 쌓기 위해 발 하나에 탑 하나씩 올리게 되었습니다. 탑 위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을 조절하며 균형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한발 한발 조심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어요. 

 

겁이 많은 첫째는 5층 높이까지 올라간 후 넘어질까봐 무섭다며 그만 두었는데, 용감한 둘째가 6층까지 올라가네요.

"내가 제일 높아!"라며 아주 뿌듯해 했습니다. 작은 도전이었지만 아이에게는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가 올라가면서 균형이 흔들릴 수 있으므로 손을 잡아주는 등 부모가 함께 도와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나보다 높다니!! 무너뜨려!

 


마무리하며 : 추운 날씨, 종이컵으로 따뜻한 집놀이!

 

놀이를 마친 후,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종이컵 집과 탑을 모두 부수었어요.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부딪쳐도 위험하지 않은 재질이라 다함께 던지며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를 했는데 낮잠을 자고 일어나 집을 다시 쌓네요.ㅎㅎ

주방에서 저녁을 만드는 저에게 "엄마, 내가 집을 만들었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첫째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

월요일에는 일어나자마자 집에 들어가 있다가 "어린이집 다녀올 동안 내 집을 잘 지켜줘!" 라며 부수지 않고 가더라구요.

 

종이컵이라는 단순한 재료로도 아이들과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를 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또 조심조심 쌓던 탑이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는 걸 보고 처음에는 바닥을 뒹굴며 좌절하던 첫째아이가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쌓고 또 좌절했다가 다시 쌓기 시작하는 모습을 모는 것이 아주 기특했어요. '어떻게 하면 무너지지 않을까?' 고민하며 다시 시도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연약한 종이컵이지만 책과 함께 쌓으면 아이들 무게도 이겨낼 정도로 튼튼해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을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균형, 무게중심, 기초 설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기 어려울 때, 종이컵은 상상력 넘치는 놀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단순한 재료지만 쌓고, 꾸미고, 노는 간단한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자라납니다.

종이컵 하나로 나른하고 심심한 주말을 즐겁게 채웠습니다!

집콕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종이컵 몇 개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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