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간단한 심부름이나 집안일을 시키는 것은 단순히 부모의 일을 돕는 차원을 넘어, 아이의 발달을 돕는 유익한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집안일은 아이가 자신감을 키우고 자립심을 기르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3살 전후의 아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하죠. 이 시기에 적절한 집안일은 아이에게 작은 성공 경험을 주며, 자존감과 책임감을 키워줍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혹은 아이가 실수할까봐, 시간이 없어서 집안일을 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제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저는 어렸을 때 일 때문에 집을 비운 부모님을 대신해서 집안일을 자주 도왔어요. 어릴 땐 그게 너무 싫었는데 자취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집안일을 도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설거지나 청소, 장보기, 농사, 김장, 제사준비 등 집안일에는 순서가 있고 협동과 인내가 필요하잖아요. 반대로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공부만 잘하며 어린시절을 보낸 저희 사촌오빠들은 사회생활을 할 때 쉽게 적응하지 못했어요. 집안일로 몸에 밴 생활력이 살면서 얼마나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요.
게다가 저희 조카가 언어 지연으로 언어발달센터에 다니게 되었는데, 언니 말로는 센터 선생님이 발단 단계에 맞는 집안일과 심부름을 자주 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심부름, 청소에 참여한 아이가 자라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논문을 본 적 있어요. 집안일을 도우며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성공한 어른으로 자랐으며 대인관계와 자기만족도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대요. 연구팀은 아이가 집안일을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배려심과 상황 판단력도 높아진다고 분석했어요.
연령에 맞는 일을 주세요
너무 어려운 집안일은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습니다. 3~5세 아이에게는 물건을 간단히 옮기거나, 빨래 개기, 요리 돕기, 청소 함께 하기 등 단순한 심부름이 적합해요. 만 3살인 첫째와는 빨래를 갤 때는 꼭 함께 하고 계란 깨기, 쌀 씻기 등의 주방일도 너무 하고 싶어하기에 돕게 합니다. 아직 만 2살인 둘째에게는 청소기 돌리는 일과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기 등을 맡기고요.
짧고 명확한 지시
어린 아이는 복잡한 설명을 어려워 합니다. "주방에 있는 빨간 컵을 가져와 줄래?" 처럼 구체적이면서 간단하게 지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 몇 번 “그 책 좀 가져다줄래?”라는 식의 대명사로 말해 아이가 못 알아들은 적이 많아요. 아이가 해당 물건을 알아듣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니 훨씬 잘 이해하더군요. 그리고 "이 비닐은 파란 쓰레기 봉투에 넣고, 나머지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통에 넣어줘" 같이 복잡한 심부름은 만 3살쯤 되어서야 여러차례 시도한 후 성공하더라구요.
칭찬하기,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아이가 실수하거나 도중에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리더라도, 시도 자체를 칭찬해 주세요. 아이에게 “와, 노력 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며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집안일에 대해 긍정적인 기억을 갖게 되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할 거예요. 둘째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집안일에 더 적극적이라고 하죠. 저희 둘째도 형한테 안 지기 위해 본인이 먼저 나서서 저를 도와주는데요. 청소기를 돌릴 때마다 폭풍칭찬을 해주니 심심할 때 청소를 하겠다며 청소기를 꺼내달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이 때 청소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장점
단점
아이에게 집안일은 단순한 의무가 아닌, 가족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경험으로 자리잡아야 해요. 이를 통해 아이는 자립심과 책임감을 키우고, 집안일을 자신의 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집안일은 아이가 기꺼이 참여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단계적으로 주어져야 합니다. 부모의 기대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칭찬과 격려를 통해 아이가 집안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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