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엄마로, 아이들 나이를 주변에 알릴 때면 ‘만 나이’와 ‘한국식 나이’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곤 합니다. 한국에서 자란 저로서는 태어나자마자 1살로 시작하는 한국식 나이가 익숙하긴 하지만, 2023년도에 '만 나이 통일법'이 생기고 한 살이라도 나이를 더 줄여 말할 수 있어서 참 반가웠어요.그래서 만 나이를 바로 생활화했고, 회사 사람들도 모두 반겼죠. 어떤 친구는 다시 20대가 되기도 했어요.
엄마가 된 후에도 아이들 나이를 만 나이로 계산해서 말했어요. 그래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겐 한국식 나이 혹은 몇 돌이에요 라고 말씀드려왔는데 개월 수가 차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며 친구를 사귀게 되다보니 혼란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들의 나이 세기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한국식 나이는 출생 직후 1살이 되는 방식이에요. 여기에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모두가 한 살씩 더해 가며 나이를 계산하죠. 저희 큰아이가 45개월이니까 한국식 나이로는 4살로 볼 수 있고, 둘째는 26개월이니 한국식으로는 3살이 되는 거예요.
만 나이는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태어난 해와 월을 기준으로 정확히 나이를 셉니다. 이렇게 계산할 때는 생일이 지나야만 나이가 하나 올라가니, 첫째는 만 3살, 둘째는 만 2살이 되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만 나이 통일법은 2023년 6월 28일부터 시행되었어요. 이로 인해 법적으로 적용되는 모든 연령 기준은 만 나이로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관이나 병원, 법률적인 연령 계산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게 되며, 각종 행정 문서에서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연령을 표기해요.
그러나 일부 상황에서는 여전히 한국식 나이 또는 세는 나이가 사용되고 있죠. 법적으로 만 나이가 기준이 되었지만 문화적, 관습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일부 영역에서는 한국식 나이를 계속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아이를 소개할 때 만 나이로 말해야 할지, 한국식 나이로 말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 장점
▶ 단점
만 나이 사용을 권장하면 행정적 혼란을 줄이고, 해외에서도 나이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 효과가 있죠.
특히, 해외에서 생활하거나 국제 기관과의 업무를 진행할 때 나이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국제적 기준에 맞춘 나이 사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도 병원, 유치원, 놀이시설 등에서 일관된 나이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장점
▶ 단점
현실에서는 만 나이와 한국식 나이 혼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곤 합니다. 특히 교육 기관이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나이를 부를 때,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겪는 부모들이 많아요. 저 역시 첫째 아이의 나이를 설명할 때 상대방이 만 나이를 쓰는지, 한국식 나이를 쓰는지에 따라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나이를 주제로 대화를 할 때도, 서로 다른 나이 계산법을 사용하다 보니 헷갈리곤 했어요.
또한, 아이들끼리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친구들끼리 놀다가 "우리는 4살인데 왜 너는 3살이야?"라고 묻거나, "4살만 들어올 수 있어"라는 친구들의 말에 첫째 아이가 친구들이 모인 미끄럼틀에 올라가지 못하고 저에게 다가와 "엄마, 나는 3살이지? 그래서 나는 못 놀아" 라며 서운해 하기도 했어요. 혹은 설날에 떡국을 먹으며 "떡국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라는 어른들의 말을 물어보는 아이의 질문에 어떤 설명을 해줘야 할지 몰라 난감하기도 했어요.
2022년과 2023년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만 나이로 나이 계산을 통일하자는 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고, 만 나이 사용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응답자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법적, 행정적 분야에서는 만 나이로 일관된 기준을 두는 것이 편리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한국식 나이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아 법적으로는 만 나이를 사용하되, 개인적인 대화에서는 한국식 나이와 혼용하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국식 나이에 대한 문화적 애착이 여전히 강한 편이며, 법적으로는 만 나이를 통일하되 일상에서는 두 방식이 혼용되는 형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요.
개인적으로는 만 나이 사용이 대중화되면 편리함이 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아이의 나이를 설명할 때 오는 불필요한 혼란도 피할 수 있고요. 그래서 언젠가 모두 일관된 기준으로 자신의 나이를 세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지만, 문화관습적 요소가 강한 대한민국이기에 두 가지 방식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일단은 가장 현명한 접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식 나이 세기에 익숙해져서 본인 나이에 갇혀 지내지 않았으면 해요. 어릴 때는 유독 나이로 위아래를 나누고 자신과 타인의 거리를 두는 일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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